교사인 친구가 한 학생 이야기를 해줬다. 나와 같은 나이인 필리핀에서 온 '모', 20살 넘게 차이 나는 '부', 6살부터 10살까지 연년생 자녀 다섯명. 아이들 모두 기본 생활습관, 학습 수준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 학교와 가정에서 방치되고 있다고, 좋은 의견이 없는지 물어봤다.
아주 많은 경우, 나는 생각 없는 한국인 아저씨들에게 화가 난다. 데리고 온 여성이 외국인이고 본인이 20살이나 많으면, 그래서 5명의 자녀를 낳았다면, 일말의 책임감도 느낄 수 없었나.. 굳이 결혼이란걸 했어야 했나. 아님 굳이 자녀를 낳았어야 했나.
그래, 저 세대는 저무는 세대니, 자라는 애들이라도 잘 교육해야지, 그래서 같은 패턴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하며 수고하는, 양심있는 교사들이 내 주위에 너무 많다. 안타깝지만, 국가에서 하는 몇몇 제도들이 학교를 도와주질 않는다.
정상적인 가정에서 크지 못하는 아이들이 해가 갈수록, 교실 안에 너무 많아지고 있다. 돈 좀 못 벌고, 덜 배웠어도, 적어도, 무책임함은 부끄러워할 줄 아는, 나아가 무서워하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학대를 학대인지 모르고, 성취감이 어떤건지 모르고 크는 아이들에겐 죄가 없다.
<오해의 소지 없애기 위해,>
* '한국 아저씨'라는 용어 선택: 이 글은 젠더이슈가 아님. 다양한 문화에 관한 '한국 교육' 관련 글.
* '동남아시아에서 온 신부'라는 용어: 동남아 여성과의 국제 결혼; 일반화 아님. 모범적인 사례도 얼마든지 많음. 여기서 초점은 무책임한 '부모'. 더불어, 영주권 취득을 위해 결혼사기 형태로 들어오는 동남아 여성들을 옹호할 생각 없음. 매매혼 자체를 반대.
* 국가의 제도들: ex. 사제동행으로 일인당 80만원씩 쓰는, 낙인효과만 부추기는,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는 겉핥기 식의 정책. 그 80만원을 차라리 부모교육('부'도 자녀교육에 '모'만큼이나 동등한 책임의식을 가지도록)이나, 아이들 정서치료/상담에 좀 더 투자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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