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초등학교 교사들의 난민 아동 교육경험 파트 정리를 끝냈다. 수정의 반복적...결과가 논문이라면....논문이 끝난 건 아니다.

연구 결과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교사들이 교육 문제와 관련해 자유롭게 지역 사회와 연계한다는 점이였다. 내가 살고 있는 지겐 시내의 초등학교를 예시로 들자면, 난민 혹은 이민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들어오면, 독일어 교육과 정서/심리 치료를 위해 (대개) 지역 교회, 그리고 대학이나 의료진들과 연합한다. '지겐시'를 구성하는 멤버라는 점에 우리는 동등하고, 협력할 명백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교장과 교감은 전적으로 교사들을 물질, 심리적으로 서포트하는 역할을 한다. 가시적인 성과보다 교내 구성원들의 통합을 더 가치있게 생각한다. 또 교사들은 정식 수업이 마치면 자유롭게 퇴근할 수 있다. 일은 학교에서만 해야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방학식마다 단합대회 해야한다고 압박하는, 촌스러운 관리자는 없다.)

교사의 독립성은 최대한 보장된다. 독일은 교/사대 교육이 (의대만큼이나) 길고, 인텐시브하게 시행된다. 학,석사 통합인 경우가 많으며 국가고시를 2번 통과해야 정식 교사가 된다. 학교라는 현장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대부분의 교사들이 질적인 수준이 높다. 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이 있다. 사회적 평판에서 오는 외부적 지지와 인정 때문이 아니다.

정부는 교사들을 믿고, 따라서 많은 재량권을 주지만, 독일 개개인들의 '상호주관성'에 기초한 시민의식도 교육활동에 많은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교사라고 사회적 지위가 특별히 높지 않다. 웃기지만, 교사가 예비신부감 1위라는 소리는 한번도 못 들어봤다. 왜냐하면 이 '상호주관성', 니가 가치있는만큼 나도 가치 있고, 내 일이 소중한만큼 너의 일도 소중해 라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개인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공동멤버라는 이름으로 협력할 수 있다. (교사는 지역 교회 성도들과 목사님들에게 언제든지 지원을 요구할 수 있고, 대학과 병원 역시 도움이 필요한 교사에게 개인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교사의 전문성을 믿기에 행정적 절차가 복잡하지 않다.) '나'의 가치를 내가 가진 '직업'으로 평가하지 않는 것. 이게 나는 제일 멋있는 것 같다.

'우리 인생, 거기서 거긴데, 인간 사는 세상일에 '조건' 때문에 스스로 교만하지도, 누구를 업신여길 필요가 없다.' 라는 문장으로 연구결과를 마무리했다. 니나 내나 '도찐개찐'이라는 말을 쓰고 싶었는데, 이런 찰진 말은 영어로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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